수련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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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꿈치 들고...... 무릎 조이고...... 자세는 낮을수록 좋아."

사부님이 내가신장 잘 서는 방법을 일깨워 주셨다. 자세가 낮으면 그만큼 힘들다.

"손끝을 바라보고 무게중심은 뒤에 70프로 둬라."

범도에서 다시금 강조하셨다. 나는 손끝을 응시하는 걸 곧잘 까먹는다.

반장 전행각 들어갔다. 위쪽에서 죽비 때리는 소리가 탁탁 들렸다. 교육국장 앞에서 사부님이 죽비를 계속해서 내미셨다. 50번 정도를 교육국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자세로 타격했다. 끈기와 체력에 놀랐다.

"아이고, 으아아!"

갑자기 뒤쪽에서 비명이 들렸다. 소도에서 장 범사 뒷다리에 사부님이 올라타고 계셨다.

"힘드냐? 못 참겠어?"

사부님이 아쉬운 표정으로 내려오셨다. 나도 그전에 한번 겪었는데 엄청 힘들어 금방 무너졌다. 사부님 지시가 떨어졌다.

"막대 짚고 소도 서라. 공력이 커진다. 한 손으로 하는 게 힘들면 두 손으로 잡아도 돼. 집에서 3분 하면 좋지. 5분이면 더 좋고."

사부님이 유 범사 앞으로 가셨다. 목검을 발로 툭 차니 움직였다. 서너 번 계속되자 유 범사가

"에잇!"

목검을 땅에 콱 박았다. 그러자 목검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사부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검 수련 시작했다. 총무원장이 물었다.

"검은?"

"제2의 생명입니다!"

조 원장이 씩씩하게 대답했다.

"그렇죠. 검은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무기입니다. 근데 지팡이로 쓰는 사람이 있어요. 항상 들고 다니세요. 검으로 하는 인사법은 검을 옆으로 뉘어서 이마까지 올렸다가 똑바로 세워서 머리를 숙이면 됩니다. 상대한테 줄 때는 칼날이 내쪽으로 향하게 하구요."

총무원장이 설명했다.

"소내역화랑검 하겠습니다. 줄여서 소내역검이죠. 머리 위로 감아서 반탄으로 소내역권 하듯이 사선으로 나가며 내려베기 합니다. 물론 낮게 소도보 밟아야죠. 2백 번 하겠어요."

동공터를 원형으로 돌았다. 나는 반탄이 약하고 소도보 밟는 게 어설펐다.

"칼끝으로 베어야 합니다. 멀리 멀리!"

총무원장이 구령을 불렀다.

"다음은 소내화랑검. 꽃 화, 물결 랑. 꽃이 물결치듯 올려 베는 화랑검이죠."

올려 베는 소내화랑검은 30번만 실시했다. 소내역화랑검보다 어려웠다. 사선으로 올려 베니까.

삼성보 소내역화랑검 연습했다. 역삼각형 그리며 내려베기.

"무릎 베는 게 아니구요. 목을 베야죠."

이어서 소내역화랑검과 소내화랑검을 연결해서 번갈아 삼성보로 연습했다.

"올려베기 했으면 거기서 딱 멈춰야지 그냥 넘겨 버리면 안 됩니다."

총무원장이 시범을 보이며 덧붙였다. 5분간 휴식이 주어졌다. 총무원장이 말했다.

"비연수 소내역화랑검과 소내화랑검도 있는데 멋있죠. 동공은 수가 무궁무진해요. 얼마든지 연결해서 만들 수 있습니다. 나이 드신 범사님들 힘들지 않아요?"

"힘들지만 여기서 수련하면 몸이 풀려요. 집에 가면 이틀간은 기분 좋죠."

진 회장 얼굴이 밝았다.

"인간극장 나가셔야 되겠어요."

조 원장이 한마디 거들었다.

"다음은 자법입니다. 찌르기죠. 정자는 검을 쥔 그대로 찌르구요, 엽자는 풍엽세 하듯이 옆으로 찌릅니다. 역자는 칼날을 거꾸로 돌려서 찔러요."

찌르기까지 하니까 머리가 복잡했다. 검 수련이 벅찼다.

발차기 들어갔다. 교육국장이 하돌개, 중돌개, 상돌개를 선보였다.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총무원장이 설명했다.

"하돌개 목표는 발목과 무릎, 중돌개는 명치, 상돌개는 얼굴입니다. 돌개는 회전이 중요해요. 먼저 머리가 돌아가야 합니다. 동시에 허리를 틀어야죠. 중돌개는 상체를 약간 숙이세요. 상돌개는 점프를 잘해야 합니다."

하돌개, 중돌개를 같은 방향으로 열 번씩 계속하니 머리가 어지러워 혼났다. 상돌개는 생략했다. 나는 상돌개를 전혀 못한다. 상돌개를 잘하면 얼마나 좋을까. 교육국장이 부러웠다.

"오 범사, 바로 그거야. 조금만 더 하면 되겠어."

아까부터 오 범사가 중돌개를 열심히 연습했는데 사부님이 목격하고 격려하셨다.

"유 범사가 하돌개 잘하는구나!"

사부님이 칭찬하셨다. 유 범사 낚시걸이 하돌개는 일품이다.

"하돌개는 꼭 손 짚고 해야 하나요?"

강 범사가 물었다.

"아니죠. 손을 짚는 건 그래야 자세가 안정적으로 나오니까 그렇게 할 뿐입니다."

총무원장이 대답했다. 하돌개를 내가 싫어하는 이유는 손이 오염되기 때문이다. 근데 땅을 안 짚고도 할 수 있다니 얼마나 좋으냐.

동공을 마치고 솔밭으로 돌아왔다. 사부님이 당부하셨다.

"기천을 한낱 운동으로 생각하지 말고 수행법으로 여겨라. 기천은 몸의 중을 닦아 마음의 중으로 가는 큰 법이지. 따라서 체와 용을 같이 행하는 대도법이다. 여기 오면 단배공을 최소한 9배는 하고 수련에 임해라. 정성을 다하여 해야 한다. 단배공은 하늘에 신고식을 올리는 행위야."

기천은 몸으로 닦는 도다. 몸 수련을 통해서 깨달음의 경지로 나아간다. 누누이 듣는 얘기다. 과연 나는 도인이 될 수 있을까? 어리석고 멍청한데.